서울 시내 한 은행 앞에 대출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지난달 은행권 대출·예금 평균 금리가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작년 12월 이후 넉 달 연속 하락이다. 시장금리와 코픽스(COFIX) 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비교적 금리 수준이 높은 신용대출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소폭 상승했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3월 저축성 수신(예금) 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3.58%로 2월(3.63%)보다 0.05%포인트 떨어졌다.

정기예금 등 순수저축성예금 금리(3.54%)가 0.06%포인트, 금융채·양도성예금증서(CD) 등 시장형 금융상품 금리(3.73%)도 0.02%포인트 하락했다. 예금은행의 대출 금리(4.85%)에는 한 달 사이 변화가 없었다.

세부적으로 기업대출 금리(4.96%)가 0.07%포인트 떨어졌다. 역시 4개월 연속 내리막이다. 대기업 금리(5.01%)와 중소기업 금리(4.93%)가 각 0.10%포인트, 0.05%포인트 내렸다. 두 달째 대기업 금리가 중소기업을 웃도는 현상이 이어졌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3.94%)과 일반 신용대출(6.14%)도 각 0.02%포인트, 0.15%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경우 다섯 달 내리 뒷걸음쳤다.

하지만 전체 가계대출 금리(4.50%)는 한 달 새 0.01%포인트 올랐다. 서정석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가계대출 금리 상승 배경에 대해 "코픽스·은행채 등 주요 지표금리 하락으로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일반 신용대출 금리가 모두 낮아졌지만, 상대적으로 금리 수준이 높은 신용대출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정금리 가계대출의 비중은 49.7%에서 44.2%로 5.5%포인트 줄었다. 디딤돌대출 중심의 정책모기지 공급으로 고정형 금리 상품인 보금자리론 취급이 감소한 데다 변동금리의 지표인 코픽스가 큰 폭으로 떨어진 탓이다.

은행 신규 취급액 기준 대출 금리와 저축성 수신 금리의 차이, 즉 예대금리차는 1.27%포인트로 전월(1.22%포인트)보다 0.05%포인트 커졌다. 신규 취급 기준이 아닌 잔액 기준 예대 금리차(2.50%포인트)에는 변화가 없었다.